경제 칼럼

올해 경기침체 안 오는 이유

editor6976 2025. 4. 23. 18:29

이번 글은 왜 지금이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경기침체의 종류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기침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구조적 약세장(Structural Bear Market)이다.

이는 오랜 거품이 붕괴되며 발생하는 장기적인 하락장을 의미한다.

평균적으로 42개월 동안 -57% 하락하며, 회복까지 약 5년이 소요된다.

 

사례로는 다음과 같다:

  • 닷컴 버블 (2000~2002년): S&P 500 -49%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7년 10월~2009년 3월): S&P 500 -57%

번째는 순환적 약세장(Cyclical Bear Market)이다.

이는 금리 상승, 경기 둔화, 기업 이익 감소 등 경제 사이클 변화에 따라 발생한다.

평균적으로 27개월 동안 -31% 하락하며, 회복에는 약 2년이 소요된다.

 

사례로는 다음이 있다:

  • 2차 오일 쇼크 (1980년 11월~1982년 8월): S&P 500 -27%
  • 1990년 조정장 (1990년 7월~10월): S&P 500 -20%

세 번째는 특정 이벤트에 의한 약세장(Event-Driven Bear Market)이다.

 

이는 테러, 전쟁, 팬데믹, 통화정책 급변 등 외부 충격에 의해 발생하며,

평균 7개월 동안 -26% 하락하고 회복까지 약 11개월이 걸린다.

 

사례는 다음과 같다:

  • 1987년 블랙 먼데이: S&P 500 -35%
  • 2020년 코로나 팬데믹 (2020년 2월~3월): S&P 500 -35%

 

그렇다면, 만약 경기침체가 온다면 이 셋 중 어떤 유형일 가능성이 높을까?

나는 순환적 약세장이 가장 근접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우선 왜 구조적 약세장이나 특정 이벤트 약세장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구조적 약세장은 시장에 명백한 거품이 존재해야 한다.

닷컴 버블 당시 시스코는 PER이 200배에 육박했으며, 2008년의 경우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거품이 형성되어 있었다.

 

반면 지금의 AI 관련 주식, 특히 엔비디아는 내년 기준 PER이 21배로 전망되고 있다.

아무리 AI 버블이라는 말이 나와도 이 정도 수준을 근거로 거품이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특정 이벤트 약세장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는, 해당 유형의 약세장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9년 말,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봉쇄될 것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한 향후 전쟁 발발이나 새로운 팬데믹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외생 변수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에서 다룬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realtrader7.tistory.com/131

 

아무도 몰랐던 트럼프의 숨은 의도

"트럼프는 왜 관세에 집착할까?" 트럼프의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기침체를 이끌 것이라는 것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 사실 트럼프는 관세라는 카드로 많은 장점을 누리려고 한다.

realtrader7.tistory.com

 

그렇다면 순환적 약세장이 올 가능성은 어떠한가?

순환적 약세장의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높은 인플레이션 → 금리 상승 및 고금리 유지 → 기업 차입 비용 증가 및 투자 위축 → 소비 둔화 → 기업 이익 감소 → 고용 감소 → 경기침체

 

이 구조에서 핵심은 고금리 유지와 투자 위축이다.

먼저 고금리 유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면, 최근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나마 둔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핵심은 유가이며,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유가를 낮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로는 트럼프의 drill baby drill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 OPEC의 최근 증산 등을 뽑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는 있어도 인플레이션은 잡힐 것이며, 금리는 점차 낮아질 것이다.

 

또한 장기금리 역시 관세 이슈가 해결되나가는 과정 속에서 트럼프가 충분히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뉴스에서 일본이 미국채를 많이 팔았다고 했는데,
트럼프는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일본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게 다시 미국채를 사들이도록 압박할 수도 있다고 본다.

 

둘째로, 투자 위축 여부를 살펴보면 지금은 오히려 기술 혁신의 중심에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 위축은 금리가 너무 높거나, 기술 혁신이 부재할 때 나타난다.

그러나 지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진화 중인 기술 혁신인 AI가 중심에 있다.

 

일론 머스크는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 중인 기술 혁명"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AI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투자 자본이 몰리는 핵심 동력이다.

따라서 지금은 투자 위축보다는 관세이슈만 잘 해결된다면 활발한 투자 환경이라고 판단된다.

 

즉, 구조적 거품도 없고, 코로나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외생 충격도 없으며
앞으로 낮아질 금리와 투자 위축과 거리가 먼 상황에서 현재를 경기침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세계는 예측 불가능하며, 언제든 돌발 변수는 발생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전쟁, 관세로 인한 글로벌 반미 정서 확산, 정치적 충돌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은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침체라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사이클의 초입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무엇보다 내가 경기침체를 바라보지 않는 이유는 경기침체의 명분이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경기침체는 원인과 그 이름이 있었다.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 2020년 '코로나'...

2025년 '관세전쟁'이라는 타이틀은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관세는 트럼프의 말 한마디면 사라지는 불확실성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미국이 경기침체의 무게감에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29년 대공황으로 20년이 넘게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이때의 교훈으로 침체가 온다면 빠르게 다시 되살려야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과 2020년 코로나 이후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든 비용이 각각 약 4조와 4.6조달러이다.

미국의 빚을 절제해야하는 가운데 경기침체를 용인하면서 관세를 고집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관세는 사실 적절하게만 오른다면 좋은 일이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10% 정도의 관세 인상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미국을 더 번영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협상을 맺을 것이다.

그 과정속에 트럼프는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받아오려고 할 것이며, 지금이 그 과정속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시장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앞으로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가장 확률 높은 방향을 찾고
그 추세대로 매매하는 것이 트레이더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에게도 항상 그 확률 높은 방향을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이번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