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금(Gold) 투자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나는 트레이더로서 주로 단기투자를 위주로 하지만, 만약 금을 투자하는 날이 온다면 단기투자가 아닌 장기투자를 생각하면서 투자할 것이다.
왜냐하면 금은 본질적으로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한 장기적인 접근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은 무조건 오른다고 믿어도 될까?"
내가 최근에 경험했던 내용을 토대로 칼럼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최근 필자의 사촌누나는 아들이 태어난 기념으로 매달 금 ETF를 사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금은 무조건 오르니까”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누나 1980년 1월, 금 값은 온스당 875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2008년까지 무려 28년간 그 고점을 넘지 못했어.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회복은 더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거지.
나는 누나가 고점에 물린 어떤 자산을 28년간 보유할 수 있는 워렌 버핏 같은 인내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리고 미래에 아들이 ‘왜 비트코인 말고 금을 샀냐’고 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그리고 당연히 2003년 금 ETF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고점을 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이렇듯 금이 항상 오른다는 믿음은 과거 차트로만 보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2011년 9월 금 값이 1,920달러까지 오른 이후, 해당 고점을 다시 돌파하는 데에도 약 9년이 걸렸다.
이처럼 금 투자는 과거 차트만 보아도 투자하기에 마냥 쉽지 않은 자산임을 알 수 있다.
"금이 싼지 비싼지를 판단하는 3가지 지표"
1. 인플레이션 감안 금 가격 ★★★★★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금 가격이다.
나는 장기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가 바로 ‘해당 자산이 현재 충분히 저평가를 받고있나’이다.
1980년 1월 당시 금 가격을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환산하면 약 2,787달러였다.
현재 금 가격은 이보다도 높은 3,20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 고점을 경신한 수준이며, 이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나는 금 ETF를 산다면 장기투자를 할 것이고, 그렇기에 금을 $2,500 이하에서만 고려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매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
이처럼 금의 현재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역사적 고점 수준보다 훨씬 떨어졌나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실질금리 vs 금 가격 ★★★★
두 번째는 실질금리(명목금리 - 인플레이션)와 금 가격의 관계이다.
통상적으로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금 가격은 하락하고, 실질금리가 하락하면 금 가격은 상승하는 디커플링 구조를 보인다.
이는 금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 년간은 실질금리(파란색 선)이 상승함에도 금 가격(노란색 선)이 상승하는 커플링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며, 이유는 중국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실질금리만으로 금 가격을 단정할 수는 없으나 수요/공급이라는 거시적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실질금리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차트 참고)
- 실질금리가 고점에서 하락하면 금 가격의 상승 압력
- 실질금리가 저점에서 상승하면 금 가격의 하락 압력
- 실질금리가 -1 이하일 경우, 금은 단기 고점일 확률이 높다
- 실질금리가 2.5 이상일 경우, 금은 단기 저점일 확률이 높다
- 실질금리가 2 이상인 상태에서 하락추세면 매수 고려
- 실질금리가 0 이하에서 상승추세면 매도 고려
현재 실질금리는 약 2.31 수준으로, 과거 실질금리를 봤을 때 꽤나 높은 편에 위치해 있고
이는 향후 실질금리의 하락의 여지가 존재함을 의미하며 금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3. 달러 인덱스 ★★
세 번째는 달러 인덱스이다.
달러 인덱스는 미국 달러가 주요 통화(유로, 엔, 파운드 등) 대비 얼마나 강한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일반적으로 달러 인덱스가 상승하면 금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금이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가 높아질수록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이 비싸지기 때문에 수요가 줄고, 이에 따라 금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면 금 가격에 상방 압력이 작용한다.
참고로 달러 인덱스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 미국 금리 상승
- 글로벌 불안
-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
현재 달러 인덱스는 약 99.7 수준으로, 최근에 많이 하락했고 이는 금의 가격을 상승시키는데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결론"
금을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자산을 내가 어떻게 다룰지 명확히 아는 것이다.
우선, 단기적 접근인지, 장기적 접근인지 자신의 투자 관점을 분명히 해야 하며,
현재 금 가격이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수준인지, 고평가된 수준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실질금리(인플레이션)와 달러 인덱스의 향후 방향성을 고려해보며
그 흐름 속에서 금이 어떤 역할을 할지를 예측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가파른 금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포모를 느끼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만의 기준과 원칙을 갖고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고)
인플레 감안한 금 값 ★★★★★
https://www.macrotrends.net/1333/historical-gold-prices-100-year-chart
실질금리 VS 금 값 ★★★★
https://en.macromicro.me/collections/45/mm-gold-price/724/3month-bond-real-yield-gold-price
달러인덱스 ★★
https://en.macromicro.me/collections/45/mm-gold-price/592/us-usd-dollar-gold-p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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